글 커미션/샘플

글 문체 샘플 2

2ftt 2020. 4. 20. 01:19

마도조사 망기무선 연성 중 일부


 헛된 생각인 것을 알지만 위무선은 정말로 실망스러웠다. 앞으로 이런 포옹을 몇 번이나 더할 수 있을까? 입맞춤으로 덮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남았을까?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질문에 위무선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. 자꾸만 자꾸만 끝을 그리게 된다. 지금 느끼는 행복은 결국 종식될 것인지라 위무선은 마냥 행복을 만끽할 수가 없었다.

 결국 다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위무선을 괴롭혔다. 숨을 쉬고 있는데 숨이 모자란 듯했다.

 남잠. 나 숨이 모자라. 숨을 쉴 수가 없어.

 남망기에게 숨을 불어넣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위무선은 곧 죽을 이가 산 자의 숨을 뺏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입을 열지 못했다. 다만, 남망기의 곁에서 모자란 숨을 아주 조금, 정말로 미약하게나마 채웠을 뿐이다. 위무선은 그 약간의 숨도 소중하여 숨을 아꼈다.

 ‘이걸로 괜찮아.. 정말.. 나는 이걸로 괜찮아.’

 폐가 아파왔으나 위무선은 무시했다. 적게나마 숨을 쉴 수 있는 게 기쁘니까, 나는 정말 그걸로 괜찮아.

 위무선의 폐에 물이 차올랐다. 찰랑거리는 소리가 귓전에 울렸다. 숨이 모자라. 괜찮지 않아. 남잠, 나 죽을 것만 같아. 죽는 게 무서워. 많은 말들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.

 위무선은 자신의 폐가 눅진해져 오는 것을 느꼈다. 제 기능을 잃은 폐는 이제 숨을 저장하지 못하리라. 위무선은 뻐끔거리며 자신이 숨 쉴 수 있는 땅을 찾아 헤맸다.

 

 남망기는 자신이 위무선의 숨이 되어주고 싶었으나 위무선이 거부하였다.

 “너의 숨을 빼앗을 수는 없어.”

 위무선이 슬픈 눈을 하며 말했다.

 그래서 위무선은, 남망기는, 갈 곳을 잃은 채 하염없이 길을 헤맸다. 언젠가는 두 사람이 숨을 쉴 수 있는 땅을 찾을 수 있을 것처럼. 그곳을 찾는다면 둘이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. 두 사람은 영영 헤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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